문전옥분 앞에서 잡생각~ 水波色時~(Ver. 2012)

농작물을 키워 먹고 사는 것은 농부의 삶이다.

글공부 하는 사람의 참된 농사는

먹고 사는 것에 그쳐서는 안된다.

농사 짓는 틈틈이 그것을 소재로 시를 지어야 한다.

새로운 농사법과 가축 키우는 법 등을 연구하고 기록해야 한다.

그리하여 책으로 엮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어야 한다.

그것이 선비의 농사법이다.

-다산 정약용-

 


입추가 지났다.

 

나야 스티로폼 상자 몇 개 문 앞에 가져다 놓고

문전옥분이라는 해괴한 용어를 사용해가며

취미로 몇 가지 작물들을 키운다지만,

요맘 때가 다가오면

내 마음도 다른 사람과 별반 다를 바가 없는지라

토마토를 뽑아 내고 얼갈이 배추를 심을까?

고추도 거의 다 땄으니, 이제 이 녀석은 뽑아 내고 20일무를 심어 볼까?

들깨는 아직 꽃이 안 피었는 데 꽃이 피면 장난 삼아 부각이나 만들어볼까?

 

갖은 생각을 하지만,

막상 4월부터 몇 개월간 키워 온 정리를 생각하면

아직 시들지 않은 지상부를 쉽사리 뽑아내지는 못하고

그냥 서리 내릴 때까지 기다리다

배추도 못 심고

무도 못 심고

기타등등 머리 속으로 생각한 풀들도

자리가 없어 심지 못하고 넘어가기 일쑤이다.

 

그런데 어제는

이런 내용을 텃밭 동호회 언냐에게 투덜대니,

 

~, 니가 전문 농사꾼은 아니지만,

공부하는 사람으로~ (, 공부하는 사람 맞나???)농사에 임할 때,

다산 할아버지가 저런 말씀 하셨어. 학문을 하는 사람은, 농사를 지을 때도 생각이 있고 배움이 있어야 한다고~

 

듣고 보니,

아차 싶다.

 

겨우 몇 가지 화분을 가져다 놓고

풀을 뽑아 내면서

벌레를 잡으면서,

 

무언가를 키운다는 것은

과감한 결단과 과감한 선택의 연속인데,

농사 짓는 사람 대단해! 감탄만 하며,

서리내려 토마토 꼬꾸라질 때를 기다린다.


 


검토!!! 글씨랑 지지고 볶으렸다!

붓글씨를 써다 보면
어디 좋은 글귀를 만날 때 마다
아~ 저걸 작품으로 한 번 구상해 봐야지라는 생각이 곧잘 든다.

그런 생각이 들 때 마다
그 시나 글귀를 베껴 적지만
사람의 기억력이나 집단의 지성력이란
어디선가 약간 씩은 빗나가기 마련이라
작품 시작하면서 보통은
원전 찾아서 원전 내용이랑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이 
정확하게 일치하는 지 검토한 연후에
작품을 시작한다.


아직 동호인 덕질 수준이라 작품이랄 것 까지야 없지만,
그래도, 어딘가 좋은 글을 누군가에게
붓글씨라는 매개로 전한다 할 때
될 수 있으면 정확한 글/정확한 분위기를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내 욕심이다.

하여, 
처음 작품을 구성할 때도 원전을 확인하고
마지막 작품을 출품할 때도 원전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

누군가, 이 작품은 어디 글을 구성했냐 물으면
내 경우는 정확하게
몇년도 판, 어디 출판사, 누구 것을 저본으로
어찌어찌 구성했다 까지 정확히 밝히고자 하는 편인데~~~~

의외로,
동호인들이 원전이랑 다른 인명이나 글을 표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작품....이라는 이름 걸고
내 이름을 걸고
더군다다 표구에 도록까지 만들 정도면

최소한 내가 쓰고 있는 이 글이

누구의 글이며,
원저자의 이름은 누구인지
본문이나 낙관에 정확하게 써줘야 하는게 정석인데
이걸 등한시 하는 분들!!!

내 스타일!
좋다!!!

내 글!
좋다!

내 멋!
좋다!

최소한, 정확하게 하자.

기본이 정확해야 전체적 구성도 정확하다.

인터넷에서 꽤 좋아하는 작가의 글 보다
원저자 인명을 잘못 표기하고
더불어 잘못된 원저자 표기의 작품을
모 평론가가 잘못된 저자.....표기를 그대로 인용하여
평론한 것을 보다가~~~

기겁해서~

이 글을 쓴다.

이왕지사 남의 글을 화선지에 붓글씨로 옮길 양이면,

원저자....정확하게 표기 검토!
원문....정확하게 표기 검토!

잊지 말자!!! 

올해 공모전 성과! 글씨랑 지지고 볶으렸다!

지방 대회 한글 부분 특선~

지방 대회 캘리 부분 특선~


한글은 우수상 토너먼트 올라 갔다
현장 휘호에 밀려서 특선~ (끝나고 나서 아쉽다~ ㅠㅠ)

한글의 경우,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도록 나온 것 보면, 내 글씨가 더 좋음~ ㅋ
역시나 나는 순발력 보다는
느리게 느리게 노력형!!!

며칠동안 투덜대는 나를 보고
오마니 가라사대,

야~, 이미 결과난 것 어떻게 하겠니!!!
(순순히 받아 들이고) 내년에 더 열심히 해~~~

어쨌거나!!!

3년 안에 전국 대상으로 하는 국전 입선이 목표!!!!
지방 대회 초대자까 목표!!!!

p.s.  
이 와중에
아는 오빠야 농원 겸 식당 오픈한다고
캘리로 로고도 만들어 주었음~


저 멀리 시집 보낸 트럼펫 주키니~ 門前玉盆(feat. 상자텃밭)

프랑스 사는 친구가 내게 보내 준 트럼펫 주키니 씨앗~

내가 1년 정도 키웠다가
아는 언니야 집에 씨앗만 입양 보냈다.

나는 올해 게을러서 못 심고 ㅠㅠ
그 언냐 집으로 보낸 호박은 이리 튼실튼실!!!

오오오~

(나도 심을 걸 그랬다)

모양은 주키니 호박인데(좀 꼬부랑한)
줄기는 넝쿨 호박이다.

저장성도 괜찮고
잘 익은 녀석 껍질 까고 소분해서 냉동했다
그때 그때 찌개 해 먹어도
무르지 않고 좋다.

대신, 껍질 벗길 때 단단해서~
좀 어렵긴 하지만, 
저장성도 괜찮고
국산 호박 보다 조금 덜 달아
찌개용, 
리조또 용,
볶음 용,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가을엔 언냐가 보내 준 호박으로
리조또 해 먹어야지~

이규보 득흑묘아 괭이랑 띵까띵까~

細細毛淺靑。보송보송 푸르스름한 털

團團眼深綠。동글동글 새파란 눈

形堪比虎兒。생김새는 범 새끼 비슷하고

聲已懾家鹿。우는 소리 집 사슴 겁준다

承以紅絲纓。붉은 실끈으로 목사리 매고

餌之黃雀肉。참새 고기를 먹이로 준다

奮爪初騰蹂。처음엔 발톱 세워 화닥이더니

搖尾漸馴服。점차로 꼬리치며 따르는구나

我昔恃家貧。내 옛날엔 살림이 가난타 하여

中年不汝畜。중년까지 너를 기르지 않아

衆鼠恣橫行。쥐 떼가 제멋대로 설치면서

利吻工穴屋。날이 선 이빨로 집을 뚫었다

齩齧箱中衣。장롱 속에 옷가지 물어뜯어

離離作短幅。너덜너덜 조각 베를 만들었구나

白日鬬几案。대낮에 책상 위에서 싸움질하여

使我硯池覆。나로 하여금 벼룻물 엎지르게도 했네

我甚疾其狂。내 그 행패가 몹시 미워

欲具張湯獄。장탕의 옥사[1]를 갖추려 했지만

捷走不可捉。빨리 달아나므로 잡지는 못하고

遶壁空追逐。공연히 벽만 안고 쫓을 뿐이다

自汝在吾家。네가 내 집에 있고부터는

鼠輩已收縮。쥐들이 이미 움츠러들었으니

豈唯垣墉完。어찌 원장만 완전할 뿐이랴

亦保升斗蓄。됫박 양식도 보전하겠다

勸爾勿素餐。권하노니 공밥만 먹지 말고

努力殲此族。힘껏 노력하여 이 무리를 섬멸하라



이규보, 흑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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